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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계보

하지 않은 사랑과 지워 버린 사랑.

























화양연화와 헤어질 결심은 표면적으로 전혀 다른 영화다.

시대도, 장르도, 이야기의 밀도도 다르다.

하지만 두 영화는 하나의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화양연화는 사랑을 완성하지 않음으로써, 헤어질 결심은 오히려 끝까지 책임지는 감정으로.


화양연화, 하지 않음으로 지켜낸 감정


왕가위의 화양연화에서 사랑은 행동하지 되지 않는다.

남녀는 이미 상대 배우자의 외도로 상처를 입었고,

그 상처는 새로운 욕망 앞에서 스스로를 제어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핵심은 "왜 사랑하지 않았는가?" 가 아니다.

어떻게 끝내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는가다.

손은 스치지만 잡지 않고, 감정의 고백하기 직전 망설인다.

감정은 계속 생성되지만, 행동으로 넘어가는 순간만은 끝내 허락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사랑은 타오르지 않고 응축된다.

응축된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봉인된 채, 기억으로 남는다.

그래서 시대가 과거인 것이다.


헤어질 결심, 끝까지 가 보고 스스로를 지우는 감정


찬욱의 헤어질 결심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출발한다.

이 영화에서 두 사람은 감정을 인정한다.

서로를 보고 느끼고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윤리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지 않음이 아니라, 지워야만 하는 상태에 도달한다.

형사는 사랑 때문에 붕괴되고, 여자는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사라지는 선택을 한다.

완전히 삭제된다. 그 삭제는 회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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